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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 끝은 언제? (닷컴버블, 글로벌 쏠림, 금리 신호)

by orange9880 2026. 6. 29.

AI바탕의회사이미지

Shiller CAPE 비율이 약 40 수준입니다. 닷컴버블 당시를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높은 구간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확인했을 때 솔직히 좀 서늘했습니다. 그런데 "버블이다"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과 "그래서 지금 팔아야 하나"는 전혀 다른 질문입니다. 버블의 신호가 보인다고 해서 시장이 곧바로 꺾이는 건 아니거든요. 제가 직접 시장을 지켜봐 온 경험으로도, 신호와 실제 하락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있었습니다.

닷컴버블이 남긴 패턴: 1등의 저주와 시총 역전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일시적으로 역전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걸 두고 "고점 신호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닷컴버블 시절에 실제로 비슷한 일이 있었거든요.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와 GE가 시총 1위를 지키던 시절, 통신 장비 업체 시스코가 갑자기 시총 1위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시스코의 영업이익은 GE의 1/5 수준이었습니다. GE가 107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가 77억 달러였을 때 시스코는 고작 21억 달러였죠. 이익 체급이 완전히 달랐는데 시총만 앞서간 겁니다. 그리고 그 시점이 버블의 대미였습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역전은 같은 신호일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두 회사 모두 수십 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초대형 기업입니다. 시스코처럼 이익 체급이 한쪽만 압도적으로 낮은 상황이 아닙니다. 엇비슷한 체급의 두 기업이 자리를 바꾼 것이고, 그건 시장의 꼭지 신호라기보다 HBM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 변화를 반영한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시장 분위기가 과열됐다"는 의견도 충분히 납득이 갑니다.

실제로 밸류에이션(Valuation) 지표들은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여기서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현재 주가가 실제 가치 대비 얼마나 비싸거나 싼 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실러 CAPE(Shiller Cyclically Adjusted P/E Ratio)는 물가 변동을 반영한 10년 평균 순이익 대비 주가 배율로, 단순 PER보다 경기 주기의 왜곡을 걸러낸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40에 달한다는 건 역사적으로 주가가 이익 대비 그만큼 앞서 달려갔다는 뜻입니다(출처: Multpl.com Shiller PE Ratio).

  • 닷컴버블 당시 시스코의 시총 1위 등극은 이익 체급 차이가 극명했다 (시스코 21억 달러 vs GE 107억 달러)
  •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두 회사 모두 대규모 이익을 내는 헤비급이라 구조가 다르다
  • Shiller CAPE 약 40은 역사적 고점 수준이며, 밸류에이션 부담은 실재한다
 

글로벌 쏠림이 버블 끝의 진짜 신호다

버블의 끝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은 저도 오래 고민해 온 문제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주도주 자체를 보지 말고 변두리를 봐라"입니다. 닷컴버블 고점 직전 마지막 3개월 동안 나스닥은 무려 40%가 올랐습니다. 그 안에서 꺾일 기미를 읽었다면 천재거나 거짓말쟁이입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다우존스와 S&P 500은 이미 마이너스였습니다. 같은 미국, 같은 나라 지수인데 하나는 40% 상승, 둘은 하락. 이 엇갈림이 핵심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냐면, 투자자들이 가진 돈은 무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스닥이 너무 좋아 보이면 다른 종목을 팔아서 그쪽으로 옮깁니다. 저도 실제로 그런 행동을 했습니다. "이 종목 더 오를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눈물을 머금고 팔고 AI 관련 주를 산 경험이 있습니다. 돈이 화수분이 아니라는 게 그때 정말 실감났습니다. 그렇게 글로벌 자금이 주도주로만 계속 쏠리면 나머지 시장은 말라갑니다. 닷컴버블 때는 전기전자 강국이었던 대만이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그게 진짜 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요.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AI 관련 투자 열기에 대해 장기적인 과잉투자 위험을 경고했습니다(출처: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여기서 과잉투자란 실제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능력에 자금이 집중되어 나중에 수익성이 무너질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증시를 보면 유럽 주요 지수들이 여전히 플러스 구간에 있습니다. AI와 직접 연결이 약한 유럽 증시마저 플러스라는 건, 아직 글로벌 자금이 완전히 한쪽으로만 쏠린 영끌 국면은 아니라는 신호입니다. 마이너스 국가들이 계단식으로 늘어나고 있는 건 맞지만, 낙폭이 크지 않고 중간에 다시 플러스로 돌아오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지저분한 패턴이 오히려 덜 위험한 신호입니다. 깔끔하게 모두 마이너스로 줄 서는 순간이 더 무섭습니다.

  • 닷컴버블 고점 3개월 전 나스닥 +40%, 같은 시기 다우존스·S&P 500은 마이너스
  • 변두리 국가 증시의 마이너스가 계단식으로 확대될 때가 실제 영끌 임박 신호
  • 현재 유럽 등 선진 증시가 플러스를 유지 중 → 글로벌 영끌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님
 

금리 신호가 마지막 한 방울이 될 수 있다

버블의 시작과 끝에는 항상 금리가 있었습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인 LTCM(Long-Term Capital Management)이 파산하면서 연준은 시스템 위기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렸습니다. 여기서 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기준이 되는 금리로, 이 숫자 하나가 대출 이자부터 주식 밸류에이션까지 전방위로 영향을 미칩니다. 저금리 환경이 조성되자 나스닥은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이후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초반에는 오히려 주가가 더 달렸습니다. "경제가 좋으니까 올리는 거잖아"라는 논리였습니다. 진짜 문제는 이전 고점을 넘어서 추가로 금리를 올렸을 때였습니다. 그제야 주가가 무너졌습니다.

지금 상황도 구조적으로 비슷합니다. 미국 기준금리는 세 차례 인하를 거쳐 3.75%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최근 방향이 동결 혹은 인상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일부 월가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할인율(Discount Rate)이 올라간다는 것은 미래 기업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더 많이 깎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같은 이익을 내더라도 주가의 정당한 수준이 낮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이 할인율 개념이 금리와 주가 밸류에이션을 연결하는 핵심 고리입니다.

저는 금리가 표면장력을 깨는 마지막 한 방울이 될 거라는 시각에 동의합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 0.25%씩 오르는 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어느 순간 통장을 정리해 보면 이자가 부담스러운 수준이 되어 있습니다. 그게 소비를 줄이고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기업 실적에도 번집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주가와 이익이 같이 가는지 여부입니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데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은 금리가 조금만 불리하게 움직여도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빠집니다. 반대로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은 시장이 흔들릴 때도 결국 제 주가를 찾아갑니다.

  • PER(주가수익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실적 성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은 비중 축소 고려
  • 글로벌 마이너스 국가 수가 계단식으로 빠르게 늘어나면 현금 비중을 늘리는 시점
  • 미국 기준금리가 이전 고점을 돌파해 추가 상승할 경우 포트폴리오 재점검 필수
 

정리하면, 지금은 버블의 끝이 아니지만 꽤 많이 왔습니다. 글로벌 영끌이 완성된 신호는 아직 없고, 금리도 이전 고점을 넘어서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거리가 아주 멀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간에서 가장 나쁜 선택은 "아직 안 끝났다"는 말만 듣고 무방비로 있는 것과, "버블이다"는 말만 듣고 전부 던지는 것 두 가지입니다.

현실적인 대응은 보유 종목의 실적 성장이 주가를 따라오는지 꾸준히 점검하고, 기대감만으로 급등한 종목은 조금씩 비중을 줄이며, 변두리 국가 증시와 금리 방향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버블을 정확히 맞추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신호를 읽고 조금씩 준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결과는 크게 다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0pf3hYVv_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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