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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투자 (허의 법칙, 반도체 패권, 장기투자)

by orange9880 2026. 6. 24.

중국을 떠올릴수있는 이미지

뉴스 피드를 넘기다가 화웨이가 ASML 장비 없이 1.4 나노급 칩을 만들 수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첨단 장비 수입이 막힌 지 6년이 넘었는데, 그 상태에서 최첨단 공정에 준하는 성능을 낸다는 게 쉽게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술 내용을 파고들수록 "이건 단순한 허풍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 로직 폴딩의 핵심 원리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같은 면적에 회로를 더 촘촘하게 그려 넣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회로를 입체적으로 배치해 신호 이동 시간 자체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지금까지 반도체 업계가 선택해 온 길은 전자였습니다. TSMC와 삼성이 경쟁적으로 3 나노, 2 나노를 향해 달려온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참고로 3 나노란 머리카락 굵기의 약 3만 분의 1 수준으로 회로를 그린 공정을 말하며, 숫자가 작아질수록 성능은 올라가고 전력 소비는 줄어듭니다.

화웨이가 발표한 로직 폴딩(Logic Folding)은 접근 자체가 다릅니다. 로직 폴딩이란 회로를 납작하게 펼치는 대신 접어서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3D 적층 배치 기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단층 주택을 고층 아파트로 바꾸는 것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칩 크기는 그대로 두면서 신호가 이동해야 하는 실질적인 거리를 줄이는 방식이기 때문에,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 없이도 1.4 나노급 성능에 근접할 수 있다는 것이 화웨이 측의 주장입니다. 여기서 EUV란 극도로 짧은 파장의 빛을 활용해 반도체 웨이퍼 위에 초미세 회로를 새겨 넣는 장비를 말하며, 현재 전 세계에서 이 장비를 만드는 곳은 네덜란드의 ASML 한 곳뿐입니다.

화웨이는 이 기술에 반도체 사업부 사장의 이름을 붙여 '허의 법칙'이라 명명했고, 2031년까지 1.4 나노 공정에 준하는 칩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허의 법칙이 실현 가능한 기술적 돌파구인지를 두고 업계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방식: 더 미세한 회로를 평면에 그리는 공간 압축 방식
  • 로직 폴딩: 회로를 접어 수직으로 배치하는 시간 수축 방식
  • 목표: 2031년까지 1.4 나노급 성능 칩 양산

반도체 패권 — TSMC가 흔들릴 수 있는가

저는 개인적으로 현재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TSMC라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 AMD, 애플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설계한 최첨단 칩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사실상 TSMC 한 곳뿐이라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 독점적 지위는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온 파운드리(Foundry) 생태계 덕분인데,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는 하지 않고 다른 기업이 설계한 칩을 대신 생산해 주는 위탁 제조 전문 기업을 말합니다.

화웨이의 발표가 실현된다면 이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여기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웨이가 제시한 기술에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회로를 입체적으로 적층 할수록 열이 더 많이 발생하고, 이 발열을 제어하지 못하면 불량률이 높아집니다. 대규모 양산에서 수율(Yield)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가 결국 관건입니다. 수율이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불량 없이 정상 생산된 칩의 비율을 뜻하며, 실험실 수준의 성공과 공장 수준의 대량 생산 사이에는 엄청난 기술적 간격이 존재합니다.

제가 직접 반도체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느낀 건, 발표와 양산 사이의 거리가 이 업계에서 얼마나 큰 지였습니다. 실제로 삼성은 1.4 나노 양산 목표를 2026년으로, TSMC는 2027년으로 잡고 있습니다. 반면 화웨이는 2031년을 목표로 제시했고, 그마저도 ASML 장비 없이 가는 길이기 때문에 기술 격차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반도체 집적도 발전 추세에 대한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로드맵 역시 미세 공정 기반의 성능 향상이 당분간 주류를 이룰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출처: JEDEC).

장기투자 관점 — 이 기술 경쟁이 투자자에게 주는 신호

반도체를 투자 관점에서 바라보는 분들 중에는 화웨이의 발표를 보고 TSMC 투자에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구조적으로 들여다보면, 오히려 반대로 읽히는 측면이 있습니다.

AI 산업은 지금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저는 봅니다.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로봇, 클라우드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AI가 확장될수록 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수요를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 기술과 양산 능력을 동시에 갖춘 곳은 현재로서는 TSMC가 독보적입니다. 첨단 패키징이란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고밀도로 통합해 성능을 높이는 기술로, 단순히 칩을 잘 만드는 것과는 별개의 고도화된 역량입니다.

화웨이의 로직 폴딩이 설령 성공한다 해도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가 유지되는 한 글로벌 시장 접근에는 제약이 따릅니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 품목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이 기조는 단기간에 바뀔 가능성이 낮다고 보입니다(출처: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

일반적으로 중국 기술 기업의 도전이 TSMC의 입지를 단기간에 흔들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당장의 위협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다각화 압력이 강해지는 구조적 변화로 읽는 편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번 화웨이의 발표는 "반도체 기술의 게임 룰이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업계 전체에 던진 사건입니다. 그 성패는 2031년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고, 그 사이 TSMC와 삼성은 이미 1.4 나노 양산 목표를 각각 2026년과 2027년으로 잡고 달리고 있습니다. 기술 경쟁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장기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 이 국면에서 가장 냉정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9ekpSbOEr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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