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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전망(미국 제련소,변수,고평가)

orange9880 2026. 8. 28. 14:20

목차


    아연·연·은·금·구리 등을 제련 고려아연기업을 나타내는 이미지

     

     얼마 전, 주식 종목들을 둘러보다 멈칫했습니다. '고려아연 주가가 이렇게 비쌋나?' 이 회사는 어떤 회사길래 이 정도 가격을 인정받고 있는걸까 ? 라는 생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연을 제련해서 돈을 버는 기업이라 생각하고 싲가했지만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고려아연 실적 발표를 찾아 보다가 은 매출이 아연 매출을 두 배 넘게 앞질렀다는 숫자를 확인한 순간, 이게 과연 아연 제련회사인가 싶었거든요. 2026년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쉽게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 미국 국방부가 갑자기 고려아연의 주주가 된다는 뉴스의 진짜 배경, 그리고 지금 이 주가가 싼지 비싼지를 제가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미국 제련소, 왜 하필 고려아연이었을까

    미국이 아연 제련소를 갖고 싶어 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제가 처음 이 배경을 파고들었을 때 꽤 놀랐습니다. 미국은 아연 정광, 그러니까 광산에서 캐낸 원료를 생산하는 것으로는 세계 5위권 국가입니다. 그런데 그 정광을 실제로 쓸 수 있는 금속으로 녹여내는 제련소가 지금 테네시주에 딱 한 곳밖에 없어요. 1970년대에는 미국 내 제련소가 12개나 됐는데, 환경 규제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하나씩 문을 닫았습니다.

    여기서 제련(Smelting·Refining)이란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순수한 금속을 뽑아내는 공정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아연 원석을 우리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아연 금속으로 바꾸는 과정'이에요. 미국이 이 공정을 못 하면 자국에서 아연을 캐도 결국 외국에 맡겨서 가공한 뒤 다시 수입해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부산물입니다.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게르마늄, 갈륨, 안티모니 같은 희소금속이 함께 나오는데, 이것들이 방위산업의 핵심 원료입니다. 게르마늄은 초정밀 레이더에, 갈륨은 첨단 무기용 반도체에, 안티모니는 총탄과 화약 제조에 쓰입니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맞서 가장 먼저 꺼낸 카드가 이 세 가지 광물의 수출 통제였다는 점이 모든 것을 설명해 줍니다(출처: 미국 상무부).

    백악관이 먼저 고려아연에 연락을 취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제가 파악한 바로는 2025년 5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백악관이 먼저 만남을 제안했고,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을 계기로 구체적인 협의가 시작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은 미국 내 유일한 나이스타 제련소를 인수하고, 울산 온산 제련소와 동일한 설비를 미국에 구축하는 약 11조 원 규모의 크루시블(Crucible)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온산 제련소는 아연 제련소 중 전 세계 최대 규모이자 습식·건식 통합 공정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미국 입장에서는 사실상 그 설계도를 통째로 가져올 수 있게 된 셈입니다.

    • 미국의 아연 정광 생산량: 세계 5위권이지만 제련소는 현재 테네시주 1곳만 남아 있음
    • 게르마늄·갈륨·안티모니는 아연 제련 부산물이자 방위산업 핵심 소재
    • 중국이 2023년 이 세 광물의 수출 통제를 단행하며 미국의 공급망 취약성이 부각됨
    • 고려아연 온산 제련소는 세계 최대 아연 정련소로 습식·건식 통합 공정 보유
    요약: 미국은 제련소 공백으로 핵심 전략광물을 중국에 의존해왔고, 고려아연이 그 유일한 해결책으로 부상하면서 크루시블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변수, 무엇이 주가를 누르나

    제가 2026년 상반기 실적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두 번 확인했습니다. 매출 성장률 66.6%, 영업이익 성장률 126.8%라는 숫자가 너무 커서요. 2분기 단독으로 영업이익 5,871억 원, 영업이익률 9.2%를 기록했고,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약 1조 3,3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입니다. 본업이 탄탄한 상태에서 미래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아연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세부 숫자를 더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나옵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1.3% 감소했거든요. 이유는 주로 귀금속 가격 효과의 정상화입니다. 1분기에는 은 가격 상승과 메탈게인이 강하게 작용했는데, 2분기에는 그 효과가 줄었습니다. 메탈게인(Metal Gain)이란 원재료를 매입한 시점과 실제로 제품을 판매하는 시점 사이의 금속 가격 차이에서 발생하는 추가 이익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원재료를 쌀 때 사두었다가 비쌀 때 팔아서 생기는 시차 수익이에요. 이 효과는 금속 가격이 계속 오를 때는 이익을 부풀리지만, 가격이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 건 은입니다. 제가 계산해 봤는데, 2026년 상반기 고려아연의 은 판매액은 약 4조 1,0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 이상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아연 매출이 약 1조 5,600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제 아연보다 은이 훨씬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합니다. 신한투자증권 추정에 따르면 은 가격이 온스당 1달러 움직일 때 연간 영업이익이 약 100억~120억 원 변동합니다(출처: 신한투자증권).

    그렇다면 주가를 누르는 진짜 요인은 무엇일까요? 제 판단으로는 세 가지가 겹쳐 있습니다. 첫째, 2분기 기준 고려아연의 순차입금이 약 5조 8,9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 4,800억 원 늘었습니다. 크루시블 프로젝트 투자가 본격화되는 2027년 이후에는 이 수치가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도 이 시점의 차입 부담 증가를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둘째, 귀금속 가격 변동성이 실적 예측을 어렵게 합니다. 셋째,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135만 원,

     

    고려아연 전망, 지금 고평가인가

    제가 이 종목을 분석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PER(주가수익비율)을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고려아연에는 지금 너무 다양한 가치가 하나의 주가에 섞여 있어서, 이익 배수 하나로 평가하면 반드시 틀립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방법은 SOTP(Sum Of The Parts)입니다. SOTP란 사업 부문별로 가치를 따로 계산한 뒤 합산하는 방식으로, 쉽게 말해 '각 사업을 따로 팔면 얼마인지 더하는 계산법'입니다.

    제 계산 기준 시나리오는 이렇습니다. 기존 아연·연 제련사업은 장기 정상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약 2조 원에 배수 7~8배를 적용해 주당 약 70만 원으로 봤습니다. 여기에 금·은 가격 호황에서 나오는 초과이익의 지속가치를 약 20만 원, 크루시블 프로젝트의 현재 가치를 약 20만 원, 전략광물 옵션가치를 약 10만 원으로 더하면 합산 적정가는 약 120만 원입니다.

    그렇다면 증권가 컨센서스 목표주가인 약 155만 9천 원과 왜 차이가 날까요? 제가 계산에서 의도적으로 빼둔 항목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경영권 프리미엄입니다. 영풍·MBK 측과의 지분 경쟁이 계속되는 한, 주식 한 주의 전략적 가치는 단순 펀더멘털 이상으로 올라갑니다. 이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10만~30만 원 정도 추가로 반영되면 목표주가 155만 원 대도 설명이 됩니다.

    오늘(2026년 8월 28일) 장중 주가 135만~139만 원대를 제 기준으로 보면, 싸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평가라고 잘라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크루시블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착공되고 정부 지원이 확인된다면, 제가 현재 20만 원으로 잡은 이 사업의 주당 가치를 30만~40만 원으로 올릴 수 있고 그 순간 적정가 자체가 140만~160만 원대로 이동합니다. 반대로 투자비 초과나 일정 지연이 확인되면 차입금 부담이 고스란히 주가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제가 이 종목에서 앞으로 가장 집중해서 볼 항목은 은 가격이 아닙니다. 크루시블 프로젝트의 착공 확인과 미국 정부 지원 규모입니다. 이 두 가지가 구체화되는 시점이 실질적인 밸류에이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요약: SOTP 기준 제 적정가는 약 120만원이며, 현재 135만원대는 크루시블 성공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상당 부분 반영한 가격입니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이 핵심 변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국 국방부가 고려아연 주주가 된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A. 미국 국방부·상무부가 40.1%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미국 합작법인이 고려아연 신주를 인수하는 구조입니다. 즉, 미국 정부가 직접 고려아연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합작법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약 10%의 지분을 보유하게 됩니다. 이 구조가 경영권 방어 목적인지 단순한 사업 딜인지는 현재 법원 가처분 신청으로 다퉈지고 있습니다.

     

    Q. 고려아연은 아연 회사인데 왜 은이 그렇게 중요해진 건가요?

    A. 아연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금·은·구리·게르마늄 등 다양한 금속이 부산물로 나옵니다. 은은 원래부터 부산물로 생산됐는데, 2025~2026년 귀금속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 부산물의 가치가 주력 제품인 아연을 압도하게 됐습니다. 2026년 상반기 은 매출은 약 4.1조원으로 아연 매출 1.6조원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Q. 영풍·MBK와의 경영권 분쟁은 어떻게 마무리될 것 같나요?

    A. 가장 가까운 분수령은 법원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인용 여부입니다. 과거 한진칼 사례처럼 경영권 분쟁 중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법원이 일정한 역할을 한 전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상대방이 미국 정부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라 법원도 여러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MBK 측은 펀드 만기 문제도 있어, 분쟁이 장기화될수록 협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Q. 크루시블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고려아연 주가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투자비 11조원 규모 프로젝트에 고려아연이 연대보증까지 서고 있어, 사업이 지연되거나 수익성이 낮아지면 차입금 부담이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됩니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있고, 현재 주가에 반영된 미래 성장 기대치가 빠져나가면 적정가가 기존 제련사업 가치인 60만~80만원 수준으로 수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착공 일정과 미국 정부 보조금 집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고려아연을 분석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생각은 이겁니다. 이 회사를 '아연 가격 보고 사는 종목'으로 접근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입니다. 지금 고려아연은 귀금속 강세 수혜주이자, 미국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의 한 축이 되려는 기업이고, 동시에 경영권 분쟁이라는 특수 상황까지 겹쳐 있습니다. 이 세 가지가 하나의 주가 안에 섞여 있으니, 단순하게 "실적이 좋으니 싸다"라고 접근하면 반드시 어딘가에서 틀립니다.

    제 판단으로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아연 가격이 얼마까지 오를까"가 아니라 "크루시블 프로젝트가 2029년까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긍정적으로 쌓이는 시점마다 적정가는 단계적으로 올라갈 것이고, 반대로 차질이 생기는 시점마다 주가는 기존 제련사업 가치 쪽으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분기 실적과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함께 추적하는 것이 지금 이 종목에서 가장 합리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