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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끔 지인들과 스크린골프를 치러 갑니다. 골프를 아주 잘 치는 편은 아니지만, 퇴근 후 몇 명이 모여 한 게임 치기에는 필드보다 부담이 적어서 자연스럽게 스크린골프를 찾게 됩니다. 그런데 다니다 보면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디로 갈지 정할 때 스크린골프장을 하나하나 비교하기보다는 그냥 "골프존 어디 있지?"부터 찾게 된다는 겁니다. 주변 사람들도 비슷합니다. 새로운 스크린골프 브랜드가 생겼다고 해도 익숙한 코스와 기록이 남아 있는 골프존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는 투자할 기업을 볼 때 이런 경험을 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재무제표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은 나오지만, 소비자가 특정 브랜드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선택하는지는 숫자만으로 완전히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이용하면서 느낀 골프존의 가장 큰 자산 역시 스크린과 센서 같은 장비보다 '스크린골프 하면 골프존'이라고 떠올리게 만드는 브랜드와 이용자 기반이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골프존 주가를 확인하고 조금 놀랐습니다. 한때 19만원을 넘었던 주가가 3만원대 중반까지 내려와 있었습니다. 고점과 비교하면 80% 가까이 하락한 셈입니다. 제가 실제로 스크린골프장을 다니면서 체감하는 모습과 주식시장에서 골프존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너무 달랐습니다. 물론 , 제가 골프존을 자주 이용한다는 것과 골프존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매장에 손님이 많아 보인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도 아니고, 브랜드가 유명하다고 기업의 이익이 계속 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미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을 상당 부분 장악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성장할 공간이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골프존 주가는 정말 지나치게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시장이 골프존의 성장 한계를 먼저 보고 있는 것일까? 평소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골프존의 경쟁력이 여전히 강하다고 느끼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답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스크린골프를 다니면서 느낀 골프존의 경쟁력은 잠시 내려놓고, 국내 사업의 성장 한계와 실적, 배당, 그리고 골프존이 새롭게 공을 들이고 있는 해외 사업까지 하나씩 뜯어봤습니다..
스크린골프 시장, 지금 현장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스크린골프 업주들 사이에서 요즘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룸 하나당 매출이 평수기엔 55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그 반도 안 됩니다." 실제로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손님 수가 전년 대비 30~40% 빠졌다고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요. 코로나 시기에 골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스크린골프 시장도 같이 호황을 누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골프장들은 그린피와 캐디피, 카트비를 일제히 두 배 가까이 올렸습니다. 한 번 라운딩에 40~50만 원이 들어가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캐주얼하게 즐기려고 들어온 MZ 세대들이 가장 먼저 떠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여기에 시장 구조 자체도 달라졌습니다. 지식산업센터 같은 대형 복합 건물 하나에 골프존, 카카오 VX, SG골프 등 서로 다른 브랜드 스크린골프 매장이 층마다 들어서는 경우가 생겨났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 봤을 때, 편의점 거리 제한처럼 서로 다른 브랜드는 같은 건물에도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 이 과포화를 만든 핵심 구조였습니다. 초경쟁 시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습니다.
설비투자 측면에서도 이 사업이 쉽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스크린골프 기계는 4~5년 주기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데, 구형 장비를 그대로 두면 새 기계를 갖춘 경쟁 매장으로 손님이 빠져나갑니다. 결국 투자금을 거의 회수할 무렵에 다시 억 단위 교체 비용을 써야 하는 구조입니다. 시설업 특유의 이 '비용 늪'이 급매물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급매(急賣)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빠르게 매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5억을 들여 꾸민 시설을 2억 5천에 내놓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 룸당 월매출 평수기 550만원 → 현재 250만원 이하 (약 40~50% 감소)
- 식음료 매출도 반 토막 — 게임만 치고 가는 손님 비중 급증
- 스크린골프 급매물, 앱 기준 1~2년 전 대비 2~3배 증가
- 같은 건물 내 복수 브랜드 입점으로 초경쟁 구도 형성
그렇다면 골프존 주가는 왜 아직도 관심을 가져볼 만할까,해외전망
2026년 상반기 골프존의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6% 줄었습니다. 국내 사업만 보면 주가가 왜 이렇게 내려왔는지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제가 처음에 골프존을 단순 저평가주로 봤다면 여기서 멈췄을 겁니다.
그런데 해외 사업 쪽으로 눈을 돌리면 숫자가 달라집니다. 2026년 1분기 해외 매출은 2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고, 이 흐름이 6분기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매장 수도 1년 사이 3,534개에서 4,207개로 늘었습니다. 일본 18%, 중국 7.8%, 미국 4.5% 성장이라는 숫자가 단순한 숫자 이상으로 보이는 이유는, 이 세 시장 모두 국내보다 훨씬 큰 골프 시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제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시티골프(CITYGOLF)입니다. 시티골프란 스크린 시뮬레이터와 실제 잔디 타석, 퍼팅 그린 등을 결합한 도심형 복합 골프 공간을 말합니다. 일반 스크린골프방과는 콘셉트가 다릅니다. 중국 톈진·연길에서 이미 운영 중이고,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는 북미 최초의 시티골프 플래그십 매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6년 PGA쇼에서 북미 시티골프 계약을 체결한 것도 이 맥락입니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보면 PER(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시장이 이 기업 이익을 몇 배로 평가하는지 나타냅니다)은 6배대, PBR(주가순자산비율, 시가총액이 장부상 순자산 대비 얼마인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은 0.5배 수준입니다. 여기에 시장 예상치 기준 주당 4,000원의 배당이 유지된다면 현재 주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10%를 넘어갑니다. 배당수익률이란 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수치로, 주식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현금흐름의 비율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KRX).
다만 저는 이 배당수익률 수치를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실적이 계속 악화되면 배당정책이 바뀔 수 있고, 높은 배당수익률이 고배당주의 안전성을 보증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골프존을 단순 고배당주로 접근하는 것은 제 경험상 위험한 시각입니다.
지금 분할매수를 고려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접근해야 할까
PER 6배, PBR 0.5배라는 숫자만 보고 '싸다'라고 판단하는 것이 왜 위험할까요. 밸류트랩(Value Trap)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중요합니다. 밸류트랩이란 낮은 밸류에이션이 '싸기 때문에 곧 오를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업 자체의 성장성이 구조적으로 훼손되어 주가가 오랫동안 낮은 수준에 머무는 상황을 말합니다. 지금 골프존이 딱 이 함정 앞에 서 있습니다.
그래서 저라면 지금 당장 큰 비중을 투자하지 않겠습니다. 예를 들어 최종적으로 1,000만 원을 투자할 생각이라면, 먼저 300만 원 정도를 현재 가격대에서 매수하고 이후 실적 발표 때마다 세 가지를 확인하면서 추가 여부를 결정하겠습니다.
제가 직접 설정한 확인 기준은 이렇습니다. 첫 번째, 국내 스크린골프 사업의 매출 감소 폭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될 때. 두 번째, 미국·중국·일본 해외 매출이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세를 유지할 때.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기준은, 시티골프를 포함한 해외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실제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이 숫자로 확인될 때입니다. 매출 성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익이 따라와야 합니다.
반대로 해외 매장은 계속 늘어나는데 해외 영업이익이 개선되지 않고 국내도 계속 줄어든다면, 주가가 더 떨어지더라도 추가 매수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주식투자에서 제가 가장 경계하는 패턴이 '처음 투자했던 이유가 사라졌는데도 싸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기 반등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2027~2028년을 본다면, 지금부터 분할매수를 시작해 볼 만한 가격 구간이라는 판단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골프존 주가가 이렇게 많이 떨어진 이유가 단순히 경기 침체 때문인가요?
A. 경기 침체가 원인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 특수 이후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 자체가 구조적 성숙기에 접어든 것입니다. 신규 장비 판매와 교체 수요가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늘기 어려운 구조가 됐고, 경쟁 과열로 업주들의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시장 전체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습니다. 단순히 경기가 좋아진다고 바로 회복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Q. 골프존 배당수익률이 10%라고 하던데, 지금 사서 배당만 받아도 되지 않을까요?
A. 이 판단이 제가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현재 시장 예상치에 반영된 주당 4,000원 배당이 유지된다면 배당수익률은 10%를 넘지만, 실적이 계속 나빠지면 배당정책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높은 배당수익률은 때로 시장이 배당 삭감 리스크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배당만 보고 접근하기보다는 이익이 실제로 유지되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Q. 시티골프 사업이 성공하면 주가가 어느 정도까지 오를 수 있나요?
A. 아직 확인된 것이 많지 않아서 구체적인 목표가격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숫자보다 평가 기준의 변화입니다. 시티골프와 해외 시뮬레이터 사업에서 실제 영업이익이 나오기 시작하면, 시장이 골프존을 '성장이 끝난 국내 스크린골프 회사'가 아닌 '글로벌 골프 플랫폼 기업'으로 다시 평가할 여지가 생깁니다. 그 순간이 PER 재평가의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Q. 스크린골프 창업은 지금 해도 될까요?
A.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진입을 권하기 어려운 시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매출이 40% 가까이 빠진 상황에서 고정비는 줄지 않고, 4~5년마다 억단위 기계 교체 비용이 반복되는 구조입니다. 급매물이 2~3배 늘어난 것 자체가 이 사업의 현실을 말해줍니다. 창업을 고려한다면 초기 투자금 회수 기간과 교체 주기를 함께 계산한 뒤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골프존은 지금 성장주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고, 단순 가치주라고 보기에도 변수가 남아 있는 주식입니다. 제가 이 주식을 흥미롭게 보는 이유가 바로 그겁니다. 국내 사업의 한계는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해외에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저라면 지금 소액으로 먼저 들어가고, 해외 영업이익이 실제로 개선되는 것을 실적에서 확인한 뒤 비중을 늘리겠습니다. 반대로 국내도 줄고 해외도 이익을 못 만들어낸다면 그때는 투자 이유가 사라진 것이므로 추가 매수 없이 정리할 생각입니다. 골프존은 지금 '싸서 사는 주식'이 아니라 해외에서 제2의 골프존을 만들 수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사야 하는 주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