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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부의 역설』에서는 생각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관점이 좋았지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당장 시작할 수 있는 행동적인 부분이 없어, 책을 덮고 나서 찝찝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에 눈길이 갔던 『부자의 기술』은 그와 반대 지점에서 생각해 볼 부분이 많아, 두 책을 비교하며 읽기 좋았습니다.
저자는 부자란 특별한 노력 끝에 도달하는 결과가 아니라, 정해진 규율을 지키며 일상을 꾸준히 이어가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증권사에서 시장을 분석해 온 저자들의 시선이라 그런지, 막연한 위로보다는 숫자와 원칙에 기댄 조언이 더 많았습니다.
읽는 내내 지난 리뷰에 적었던 빈자리가 하나씩 채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생각이 방향을 정해준다면, 그 방향으로 걷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자는 규율을 지키는 사람
저자가 말하는 부자는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경제적 자유와 함께 자존감을 갖춘 사람입니다. 돈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 삶의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라는 것입니다. 처음엔 조금 뻔한 정의처럼 들렸지만, 손실 하나에 하루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던 요즘의 저를 떠올리니 뜨끔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부자는 어떻게 될 수 있을까요. 앞에서 말했듯 특별한 일로 한 방에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규율을 지키며 일상을 꾸준히 이어가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합니다. 결국 이 단순한 원칙을 얼마나 오래 지키느냐가 부를 가른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지난 4년의 제 모습을 돌아보았습니다. 매일 새로운 책과 정보를 찾아다녔지만, 정작 정해둔 원칙을 끝까지 지켜본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감사일기는 띄엄띄엄 쓰고 있고, 확언도 한동안 열심히 외치다 어느새 잊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끈기가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저는 무엇이든 항상 실행하고는 있었다는 데 초점을 맞춰 생각하려 합니다. 지금이라도 하나를 오래 지킬 수 있을 만큼 작고 단단한 나만의 규율을 세워보려고 합니다.
부자가 되는 데 필요한 건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이미 아는 것을 끝까지 지키는 힘이었습니다.
나이대에 따른 부자의 기술
저자는 30대에는 몸을, 40대에는 머리를, 50대에는 시간을 쓰라고 말합니다.
30대, 몸을 써라
지금 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장기 투자를 시작하는 것.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부분이며, 저도 좀 더 빨리 깨달았다면 정말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30대 때 중소형 기술주에 투자하고 창업까지 고려해보라고 권합니다. 읽으면서 만약 30대 초반으로 돌아간다면 그만한 배짱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직장에서도 자리를 잡아야 하고, 결혼과 내 집 마련처럼 처음 겪는 큰돈 들어갈 일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40대, 머리를 써라
40대에는 그동안 벌어들인 소득을 자산으로 바꾸는 단계입니다. 소비를 절제하고, 한 번의 큰 베팅보다 확률적으로 생각하는 투자를 하라고 말합니다. 혼자 결정하기보다 조언을 구할 사람들을 곁에 두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40대의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이 어릴 때 해보자는 마음으로, 전학까지 감행하며 이사를 다니고 투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새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을 보며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많았고,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이들이 자랄수록 들어가는 돈도 점점 커집니다. 이제는 나 혼자만 생각하고 실행할 수 없기에, 하나를 결정할 때마다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쩌면 저자가 이 시기에 머리를 쓰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더 이상 나 혼자만의 투자가 아니기에, 감정보다 확률로, 혼자보다 함께 판단해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지요.
50대, 시간을 써라
50대에는 쌓아온 것을 지키며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단계입니다. 커리어를 최대한 오래 이어가고, 그동안 쌓은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부채를 줄여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라고 합니다. 더 벌기보다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기인 것입니다.
부자로 살아가는 태도
책의 마지막 장은 '부자가 돼라'라는 제목으로 시작합니다. 앞에서 나이마다 써야 할 무기를 이야기했다면, 이 장에서는 부자로 살아가기 위해 갖춰야 할 태도를 다룹니다. 저자는 부를 쌓는 과정에서 직업 윤리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하고, 내가 일군 자산을 다음 세대에 어떻게 물려줄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와닿았던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타협하지 말아라. 타협하는 순간 실력이 무뎌지고, 그 느슨함이 투자 기회를 보지 못하게 한다." 생각해보면 저는 늘 순간순간 타협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 정도 봤으면 됐겠지, 남들도 다 산다니까 괜찮겠지, 오늘은 피곤하니 내일 하자. 그렇게 넘긴 작은 순간들이 쌓여, 정작 기회가 왔을 때 알아보지 못하는 무딘 눈이 되었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늘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부자가 되기만 하면 정말 잘할 텐데. 일단 부자가 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그때는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요. 지금도 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은 그 순서가 거꾸로라고 말합니다. 부자가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고, 그 과정에서 쌓은 것들이 모두 자산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그 단계를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타협하지 않는 하루하루가 곧 그 과정이었습니다.
이 장을 덮으며 책 첫머리에 나온 부자의 정의가 다시 떠올랐습니다. 경제적 자유와 함께 자존감을 갖춘 사람. 자존감은 부자가 된 뒤에 따라오는 선물이 아니라, 타협하지 않은 하루하루가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부자의 기술이란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부자로 살아가는 태도에 가까웠습니다.
별점: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