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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가족들과 일본 디즈니랜드 여행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이들과 어디를 갈지 찾아보고, 항공권부터 숙소, 입장권 가격까지 하나씩 알아보다 보니 여행 한 번 가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예전 같으면 그냥 여행 계획만 세웠을 텐데, 주식공부를 하다 보니 이상하게 이런 순간에도 투자 생각이 따라옵니다. 항공권 가격을 보면서는 항공주가 생각나고, 엔화 환율을 확인하다 보면 일본 증시가 궁금해지고, 디즈니랜드 입장권을 찾아보다가는 이런 생각까지 드네요. '결국 내가 여행에서 쓰는 돈도 누군가에게는 매출이고 실적이겠구나'
그래서 요즘은 기업에 대한 좋은 뉴스보다 실제로 사람들이 돈을 쓰는지, 그 돈이 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를 중요하게 보게 됩니다. 셀트리온도 비슷했습니다. 좋은 뉴스는 꾸준히 나오는데 주가는 기대만큼 안 움직였습니다. 실제로 이 기업을 돈을 얼마나 더 벌고 있는가 ? 2026년 2분기 실적표를 열었보았습니다. 매출 +45%, 영업이익 +86%라는 숫자는 스토리가 아니라 실제 숫자를 접하니 평소 반신반의하던 셀트리온 기업에 대해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 글은 그 실적을 기점으로 셀트리온을 어떻게 볼 것인지, 제가 직접 따져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실적이 달라졌다, 스토리 말고 숫자로 보는 이유
제가 셀트리온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 건 2026년 2분기 실적 때문이었습니다. 매출 1조 3,937억 원, 영업이익 4,518억 원. 특히 눈이 간 건 영업이익률(OPM)이었는데요, 여기서 영업이익률이란 매출에서 실제로 얼마나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이번 분기는 32.4%였는데, 대형 바이오 기업 기준으로도 꽤 높은 편입니다.
예전 셀트리온이 답답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고원가 재고 문제가 겹쳤거든요. 쉽게 말해 비싼 원가로 만들어놓은 재고가 쌓여 있으니, 아무리 잘 팔아도 이익이 제대로 안 남는 구조였습니다. 그 부담이 이제 눈에 띄게 해소되고 있고, 매출원가율도 전년 동기 대비 5.4% 포인트 개선됐습니다.
상반기 전체를 보면 영업이익이 7,7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4% 늘었습니다. 회사 측에서는 연간 목표(영업이익 1조8,000억 원)를 초과 달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은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을 1조 8,900억 원, 영업이익률 33.5%로 전망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제 경험상 실적 추정치가 위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가 투자 관점에서 제일 흥미로운 구간입니다.
신제품 매출 65%, 램시마 하나에 기대던 회사가 아니다
제가 이번에 제일 좋게 본 숫자는 사실 영업이익률보다 신제품 매출 비중이었습니다. 전체 바이오 제품 매출 중 신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65%까지 올라왔고, 신규 고수익 제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했습니다.
바이오시밀러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개념으로,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 신약과 동일한 효능을 가진 제품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시장에 경쟁자가 계속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기존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만으로는 언젠가 성장 한계가 올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스테키마, 옴리클로, 앱토즈마 같은 신규 제품이 실제 매출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는 게 구조적으로 중요한 변화라고 봅니다.
그중에서도 짐펜트라는 계속 모니터링이 필요한 제품입니다. 짐펜트라는 기존 램시마SC의 미국 브랜드명으로, 정맥 주사 방식 대신 피하주사 방식을 채택해 편의성을 높인 제품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처방 실적을 지속적으로 경신 중이라고 회사는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짐펜트라 하나에 주가 전체를 거는 시각은 점점 줄어도 될 것 같습니다. 유플라이마를 포함한 여러 제품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전체 이익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짐펜트라: 미국 시장 피하주사 인플릭시맙, 역대 최대 처방 경신 중
- 유플라이마: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미국 매출 본격 확대
- 스테키마·옴리클로·앱토즈마: 신규 파이프라인 매출 기여 시작
-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 국내 품목허가 신청 완료
키트루다(pembrolizumab)는 현재 세계 최대 매출 의약품 중 하나로, 다양한 암종에 사용되는 면역항암제입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이 제품을 확보하는 건 단순한 파이프라인 추가가 아닙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현재 11개에서 2038년 41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 그 흐름에서 가장 중요한 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출처: 셀트리온 IR 공시).
셀트리온 주가, 장기투자로 접근할 때 제가 보는 세 가지 기준
저라면 지금 셀트리온을 한 번에 크게 넣기보다 3번 정도 나눠 살 것 같습니다. 첫 매수 30%, 조정 시 30%, 다음 분기 실적에서 성장이 확인되면 나머지 40% 순으로요. 이건 제가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면서 들어가는 방식인데, 특히 실적 방향성이 갓 바뀌는 종목에서 효과적이었습니다.
장기 밸류에이션(Valuation)을 볼 때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참고합니다. PER이란 현재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시장이 이 기업의 미래 이익을 얼마나 기대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과거 셀트리온은 성장 기대치가 높을 때 PER 60배 이상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이 약 40조 원 수준인데, 2028년 순이익 목표치가 2조 원대라면 PER 20배 수준에서 사는 셈이 됩니다. 물론 이게 실제로 실현될지가 핵심이지만, 숫자의 방향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본 부분은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생산시설입니다. 셀트리온은 이 시설을 확보하고 일라이 릴리와 2029년까지 약 6,787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CDMO란 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의 약자로, 다른 제약사의 의약품을 대신 개발·생산해 주는 사업 모델입니다. 제가 이걸 의미 있게 보는 이유는 미국 정부가 의약품 공급망의 자국 생산을 강하게 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장기적으로 미국 생산기지는 꽤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주가에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현재 25개 신약 후보를 개발 중이고, 비만치료제 비임상 결과는 올해 안에, ADC(항체-약물 결합체) 초기 임상 결과는 내년 상반기부터 공개할 계획입니다. 하나라도 제대로 터지면 바이오시밀러 회사라는 밸류에이션 틀 자체를 깨는 계기가 됩니다. 반대로 실패해도 투자 판단의 핵심은 본업 실적이니까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정리하면 제가 앞으로 분기마다 확인할 기준은 이렇습니다.
- 영업이익률 30% 이상 유지 여부 — 고원가 재고 해소 이후 수익성이 실제로 구조화됐는지 확인
- 짐펜트라·유플라이마 미국 매출 성장 지속 — 처방 확대 속도가 유지되는지 확인
- 신약 파이프라인 임상 성과 — ADC, 비만치료제 등 데이터 공개 시 결과 검토
이 세 가지가 동시에 확인된다면, 셀트리온은 단순한 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시장 평가가 한 단계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가격 경쟁 심화, 신약 임상 실패 가능성은 늘 고려해야 하는 리스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셀트리온 지금 사도 늦지 않나요?
A. 타이밍보다 중요한 건 실적 방향성입니다.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7.4% 늘었고, 연간 실적 추정치도 위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주가에 일부 기대가 반영돼 있을 수 있으므로, 한 번에 크게 넣기보다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에 유리합니다.
Q. 짐펜트라가 셀트리온 주가에 얼마나 중요한가요?
A. 여전히 중요한 제품이지만 예전처럼 짐펜트라 하나에 주가 전체가 달린 구조는 아닙니다. 2026년 2분기 기준 신규 제품 매출 비중이 65%까지 올라오면서 유플라이마를 포함한 여러 제품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습니다. 짐펜트라 처방 속도가 꺾이더라도 다른 제품으로 어느 정도 커버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Q. 셀트리온 목표 주가가 28만 원이라는데 믿어도 되나요?
A. 증권사 목표주가는 참고 지표로는 쓸 수 있지만 그대로 믿고 매매 결정을 내리는 건 위험합니다. SK증권 약 24.8만 원, 유안타증권 28만 원 등 최근 목표가 자체가 위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은 실적 추정치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보는 건 목표가 숫자보다 분기 실적이 방향성을 유지하느냐입니다.
Q. 셀트리온 신약 개발이 주가에 언제쯤 반영되나요?
A. 비만치료제 비임상 결과는 2026년 내, ADC 초기 임상 데이터는 2027년 상반기부터 공개될 예정입니다. 다만 신약 임상 결과는 성공 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의 트리거가 되지만, 실패해도 바이오시밀러 본업 실적이 투자 핵심이므로 치명적 리스크는 아닙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옵션 가치로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제가 셀트리온을 지금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예전엔 기대로 사는 종목이었다면, 지금은 실적이 그 기대를 숫자로 증명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영업이익률 32.4%, 신제품 매출 비중 65%는 단순한 뉴스가 아닌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물론 바이오시밀러 가격 경쟁이 심해지거나 신약 임상에서 나쁜 소식이 나오면 판단을 다시 해야 합니다. 좋은 기업도 비싸게 사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실적이 꺾이면 빨리 인정하는 게 낫습니다. 분기 실적마다 영업이익률과 신제품 매출 성장률을 꼭 확인하면서 접근하시길 권합니다.